산후조리원에서 데리고 오고 나서 하루 이틀 정도 지나니 우리 아기 한테서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숨소리다. 모유를 먹던 분유를 먹던 수유를 하고 나면 숨소리가 엄청 거칠어지는 것이다. 사실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에도 약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곳에 계신 분들도 괜찮다고 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오시는 소아과 의사선생님께서도 1달 정도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집에 데리고 와서도 숨소리가 거칠어서 예방접종을 가서 한번 물어봤지만 원래 다 그런다고만 말해준다. 그렇게 1달이 지났다. 괜찮아질 줄 알았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졌다. 마치 숨이 끊어질 듯한 거친 숨소리에 가슴까지 울릴 정도였다. 신경이 너무 쓰여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들어보면 우리 아기랑은 다른 숨소리였다. 비슷한 사례들은 많았지만 같은 사례들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 하루 지날수록 우리 아기의 숨소리는 거칠다 못해 가래가 들끓는 소리가 났다. 소리도 상당히 컸다.

 

 다시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은 자세히 듣지도 않고 괜찮다고만 한다. 갈때마다 그 기간이 길어진다. 처음에는 신생아들은 원래 그런 아기들이 많다면서 1달 정도면 괜찮다더니 그다음은 3개월 그다음은 6개월 그러더니 1살까지 그런다고 한다. 가는곳 마다 같은 소리만 한다. 녹음을 해서 들려주어도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이때는 정말 답답했다. 우리 아기는 숨쉬기가 힘들어서 고통스러워하는데 자꾸 괜찮다고만 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아무리 기관지가 발달이 덜 돼서 그런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소리가 나는게 정상인게 맞나 싶었다. 아기를 데리고 어디를 가면 한번씩 쳐다보고 아니면 조심스레 물어본다. 아기 어디 아프냐고. 괜찮은 거냐고. 숨소리가 너무 거친거 아니냐고. 이런 얘기도 한 두번 들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계속 들으면 정말 스트레스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지 이 소리를 잡을 수 있을지 찾아보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 삼성병원에 있는 동생에게 물어봐도 웬만하면 시간이 약이니깐 좀 더 기다려 보라고 하는 대답뿐이었다.

 

 

 

 

 속타는 시간은 계속되었지만 다행이도 소리가 더이상은 커지지 않았다. 뭐 더 커질 수도 없었다. 그런데 3개월쯤이 되서였나? 평상시에도 나던 소리가 점점 안 나더니 좀 더 지나고 나서는 수유 할 때도 소리가 나다 안나다 하기 시작했다. 자주 들리던 거친 숨소리가 이제는 띄엄띄엄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좀 더 지나서 5개월이 되니 평상시에는 아예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수유하고 나서도 어쩌다 한번 거친 숨소리가 났다. 7개월이 된 지금은 거친 숨소리는 완전히는 아니지만 거의 사라졌다. 하루에 한번 들을까 말까 할 정도이다. 그렇게 걱정시켰던 아기 거친 숨소리가 사라지니 마음이 놓였다. 별별 걱정을 하고 괜히 어디 안좋을까봐 미안하기도 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는게 다행이고 딸한테 고맙기도 하다.

 

 이곳 저곳 병원 의사분들이 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못미더워서 계속 물어보고 한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의사분들도 엄청 답답했을 것이다. 많은 아기들을 보고 괜찮아질 것 아는데 저렇게 물어보고 또 물어보면 얼마나 유난이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내가 생각해봐도 유난을 떤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내 아기가 그러니 많은 걱정이 들기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물어보고 무슨 대답이라도 들어야지 마음이 안정될 수 있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아기 거친 숨소리에 걱정을 하시는 분이라면 병원에 먼저 가보고 의사 선생님께서 괜찮다는 진단을 내려주신다면 믿고 기다려 보는 것이 답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말 시간이 약이다. 그 시간이 힘들어서 그렇지 결국은 해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