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임신한 엄마라면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것이다.

 

 

 와이프는 임신하고나서 산후조리원 이곳 저곳 알아보고 미리 예약해야 한다면서 5개월 전에 산후조리원 등록을 했다. 그때 당시 나는 당연히 산후조리원은 무조건 가야하는 것인줄 알았다. 임신하는 기간 동안 고생도 많았고 출산도 힘들기에 산후조리원에 가서 몸조리도 하고 휴식도 취할 겸 해서다.

 

 시간이 흘러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다. 

 

 밥도 시간 되면은 알아서 가져다주고 빨래도 알아서 해다주고 아기도 돌봐주고 마사지도 해주고 육아 관련 교육도 해주고 뭐 여러가지면에서 1도 불편함이 없었다. 그저 편하고 좋았다. 아기도 일정 시간 동안만 잠깐 돌보고 수유하고 계속 울면 다시 보내니 육아라는 것도 정말 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기 보는 시간이 적다는 생각이 들어 빨리 집에 데리고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몰라도 너무 몰랐다. 이때가 마지막 휴가라는 것을.

 

 

 그렇게 편안함에 빠져 지내다보니 2주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고 드디어 우리 아기를 집에 데리고 오는 날이 되었다. 이제 내 딸이랑 집에서 밤새 같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들떴었다. 아기를 안고 집에 들어와서 눕혀놓고 보니 정말 그 기분은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내자식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게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좋았다. 출근하기가 싫었다. 출근하고 나면 얼른 퇴근하고 집에가서 아기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뿐이었다. 진정한 육아는 밤 육아라고 했던가. 아기가 3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밥 달라고 울고 먹고 나서 또 2-3시간 정도 뒤에 일어나서 밥 달라고 울고 아니면 그냥 울고 하니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잠 좀 들라고 하면 다시 울어버리니 힘들고 힘이드니깐 짜증이 났다. 그래도 수유해서 울지 않는다면 다행이었다. 수유를 해도 울어버리면 뭐 답이 없었다. 기저귀를 갈아줘도 울고 하는데 뭐때문에 우는지 대화가 되지를 않으니 답답했다. 언젠가는 30분을 넘게 악을 쓰면서 울길래 도저히 안되겠어서 새벽에 차를 태우고 드라이브를 해준적도 있다. 이상하게 차만 타면 울음을 그치고 조용했다.

 

 1개월하고 보름 동안은 아기 울음소리에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도 엄청났다. 그래도 이렇게 아기랑 같이 있으면서 울음소리를 듣다보니 와이프와 나는 뭐때문에 우는지를 조금씩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배고플 때 우는 것과 기저귀가 불편할 때 우는 것과 안아달라고 우는 것과 졸리다고 우는 것이 약간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완벽히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맞았고 그렇게 울음소리도 줄어들어갔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는 울기 전에 하는 행동에서 아기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어 울음소리도 많이 줄어들었고 우리도 밤육아의 고통에서 점차 벗어 날 수 있었다.

 

 

"산후조리원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주제였는데 왜 산후조리원 장점을 소개하다가 갑자기 아기 우는 것이 힘들었다고 주저리주저리 늘었놨나 싶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산후조리원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 속에 단점이 섞여 있다. 그리고 그 단점으로 인해 아기 우는 것에 대해 굉장히 힘들어하게 된다. 도대체 그게 무엇일까? 무엇때문에 아기가 많이 울게 되고 엄마와 아빠는 아기가 뭐때문에 우는지 알아차리는게 늦어질까?

 

 그것은 바로 산후조리원의 아기를 일정 시간 동안만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산후조리원마다 다르겠지만 알아본 곳의 대부분은 아기와 엄마가 기본적으로 격리되어있고 일정 시간만 모자동실을 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유는 산모가 출산 후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과 아기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노출을 최소화 시켜 질병예방 차원에서라고 한다. 정말 좋은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게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기는 격리되어있는 동안 산후조리원의 다른 여러 아기들과 지내게 된다. 아기들의 수는 많은데 돌봐주는 사람들의 수는 적다. 이렇게 되면 아기들은 배고파질 때 하는 행동이 있는데 이걸 놓치게 되면 결국은 울게 된다. 울면 바로 사람이 와서 밥을 주거나 자기를 봐준다는 것을 한 두번 하다보면 아기들도 이것을 인지한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는 배고프면 무조건 울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기와 엄마가 모자동실 하는 시간이 적기에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적다. 그렇기에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채 산후조리원에서 나오게 된다.

 

 이 두가지가 합쳐져서 집에 오게되면 아기는 무조건 울기만 하게 되는 것이다. 엄마는 아기가 왜우는지 모르고 아빠는 더더욱 그렇고 아기는 산후조리원에서 그렇게 배워왔기에 그냥 울어버린다. 이것을 극복하기까지 우리 부부는 잠을 설쳐가며 1개월 하고 보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산모마다 다르고 아기마다 다르고 산후조리원마다 다르겠지만 산후조리원을 고민하고 계신 산모분들이라면 이런 부분도 있으니 참고하여 고민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작성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