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떡볶이를 매우 좋아하는데 임신을 해서 입덧이 심한터라 평상시에 잘 먹던 유명 프랜차이즈 떡볶이들이 맛이 없다고 예전에 어렸을 때 먹었던 가래떡으로 된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한다. 하긴 프랜차이즈 떡볶이는 내가 떡볶이를 별로 안좋아해서 더 그럴지는 몰라도 맛이 없기는 하다. 그럼 와이프 입맛에 충족할 만한 떡볶이가 뭐가 있을까 고민하면서 바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렇게 찾아보았더니 안양 박달동에 위치한 원조 불오뎅 가마솥 떡볶이라는 곳이 나왔는데 리뷰는 많이 없었지만 와이프가 원하는 가래떡으로 떡볶이를 하기에 바로 주문을 하기로 했다.

 

 먼저 전화를 걸어 배달이 가능하냐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주문을 하려고 메뉴를 얘기했더니 내가 말하는 메뉴는 없단다... 불오뎅 가마솥 떡볶이라는 홈페이지가 있기에 거기서 메뉴를 보고 주문했었는데 그 페이지에 나온 메뉴랑 가격은 지금은 전부 바뀌어서 맞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냥 배달의 민족으로 시키는 것이 나을거라고 하셔서 배달의 민족 앱을 설치하고 주문을 했다.

 

 메뉴는 쌀떡볶이(떡반오뎅반), 일반오뎅, 국물불오뎅, 꼬마김밥으로 선택했다. 주문을 하려고 보니 배달은 가능한 지역인데 배달료가 추가된다. 일정금액 이상 주문하면 배달료가 없다고 해서 결국 18,000원어치나 주문했다. 그리고 나서 30분정도 기다리니 배달이 왔는데 배달 하시는 분이 굉장히 친절했다.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도 깍듯이 하는데 나도 덩달아 깍듯이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그것도 버선발도 아닌 맨발로 나가서 말이다.

 

 

 

포장은 아주 깔끔하게 되어서 왔다. 비닐을 어떻게 뜯나 싶었는데 봉지 안에 젓가락이랑 숟가락과 함께 플라스틱 칼이 들어있었다.

 

 

단순한 칼모양이 아닌 고추모양의 칼이다.

 

 

 비닐을 뜯고나니 맛있는 냄새가 확 풍겨온다. 와이프가 얼른 먹고 싶다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한다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사진을 찍었다. 포장 상태는 좋고 배달하시는 분도 친절해서 좋고 이제 맛이 좋은지 먹어볼 차례이다.

 

 

 떡볶이를 먹어보려고 떡볶이 위에 오뎅을 들추었더니 가래떡이 나왔다. 와이프가 먼저 먹었는데 '이맛이야!! 맛있다!!'라고 말하면서 먹기에 요즘 입덧으로 뭐만 먹으면 맛없다고 하고 금방 질린다고 하더니 오랫만에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았다. 그정도인가 하고 나도 바로 먹어보기로 했다. 보기에는 색깔이 찐해서 엄청 매워 보이는데 이정도는 뭐 뭐 흠 맵지는 않았다(떡볶이 하나 먹고 물 한 컵 마시고 옆에 충무 김밥 한줄씩 먹을 정도였다 - 다먹고 나서 보니 머리에 땀이 나있었다;;). 그래도 이 매운맛이 무턱대고 매운게 아니라 맛있게 매웠다. 어디 떡볶이를 먹어보면 그냥 맵기만 해서 먹기가 싫은데 이곳은 맛있게 맵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매운맛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맛있다. 내가 지금까지 사먹어본 떡볶이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떡볶이에 무가 들어가 있다. 떡볶이 소스에 절여져서 그런지 좀짜긴 한데 이 무가 단맛을 위해 넣은 것인지 시원한 맛을 위해 넣은 것인지 소화를 위해 넣은 것인지 아니면 이 집만에 특별한 비법인지 모르겠지만 저 무 하나로 괜히 뭔가가 건강하고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오뎅은 뭐 시중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맛이었는데 국물은 시중에서 먹는 오뎅국물과는 달리 조미료 맛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충무 김밥은 무난하다.

 

 
 떡볶이의 매운맛을 충무 김밥, 일반 오뎅을 먹으며 잡아주고 있었는데 국물불오뎅이 색깔이 전혀 매워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별로 매운내가 없기에 한숟가락 국물을 떠먹고 오뎅을 먹었는데 목구멍을 넘어 식도를 지나 위에 들어가는 순간 맵기 시작했다. 괜히 불오뎅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원조 불오뎅 가마솥 떡볶이었는데 와이프 덕분에 적어도 10종류 이상의 떡볶이를 먹어보았지만 그 중에 현재까지는 이 떡볶이가 최고로 맛있었다. 떢볶이를 좋아한다면 여기 원조 불오뎅 가마솥 떡볶이를 한번 먹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