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계속 되고 있다. 얼마나 심한지 아침에 커튼을 열면 보이던 산이 흐릿하다 못해 이제는 안보일 정도이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베란다 문도 안 열게 되고 공기청정기만 계속 틀게 되는데 이렇게 며칠이 지나다 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공기청정기만 계속 틀고 환기를 안시켜도 괜찮을까?", "겨울철인데 환기가 안되면 목욕, 설거지, 음식 조리 등 집안에서 발생되는 습기들은 괜찮을까?"


 

 

 집을 많이 보는 일을 하다 보니 곰팡이 핀 집들도 많이 보게 된다. 이러한 집들을 살펴보고 집주인들과 대화하다보면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1. 단열이 잘 안 되어있다.  

2. 관리(환기, 난방, 제습 등)를 안한다.

 

 

 첫번째는 주로 오래된 건물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단열이 잘 되어 있지 않아 벽(특히 외부와 직접 맞닿아 있는 벽 - 외벽)에 결로 현상이 쉽게 일어나 그 위에 곰팡이가 핀다. 이럴 경우는 단열재(이보드, 아이소핑크 등)을 이용하여 단열시공을 해주면 충분히 곰팡이 방지가 가능하다.

 

 문제는 두번째다. 단열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곰팡이가 피는 경우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십중팔구는 관리 문제다.

 "내가 살 때는 분명 곰팡이가 하나도 없었는데 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사니 곰팡이가 펴요?" 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다. 전에 살던 사람과 현재 살고 있는 사람 얘기를 들어보았다. 전에 살던 사람은 환기를 자주시키고 난방도 많이는 아니지만 춥지 않을 정도는 했다고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은 환기를 잘 안시키고 난방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위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온다.

 같은 집을 사용했다고해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곰팡이가 피고 안피고가 결정된다. 집안에서 발생되는 습기들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환기를 하지 않고 방치해두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벽이나 바닥에 습기들은 달라 붙는다. 아무리 단열을 잘했다고 해도 환기를 안하면 습기들은 분명 어딘가에는 달라 붙고 그렇게 습기가 달라 붙은 곳에 균주, 수분, 영양분(먼지도 포함), 온도 조건이 맞으면 곰팡이는 발생한다.

 

 

 다른 케이스로는 환기와 난방은 잘 안하지만 곰팡이가 피지 않은 집도 있다. 이집에 사시는 분도 환기를 잘 안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적어 난방도 많이 안하는 편이었지만 집에 들어오면 제습기를 통해 습기를 잡아주어 곰팡이가 피지 않은 집도 있었다.

 우리집도 하루에 한번은 환기를 시키고 있지만 앞서 글의 시작에서 설명했듯이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를 잘 시키지 못하는 때가 많아지고 있다. 집에 아기가 있기에 미세먼지도 좋지 않아 걱정이었지만 이로인해 집안에 피어날 곰팡이도 걱정이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결국은 제습기를 사서 습도조절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집안에서 곰팡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드문 케이스긴 하지만 환기도 안하고 제습도 안해도 곰팡이가 없는 집을 본적이 있다. 여름철에는 환기를 하지만 겨울철은 추워서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곰팡이가 전혀 없었다. 이유는 엄청난 난방이었다. 이 집은 한겨울인데도 집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을 정도로 강하게 난방을 했다. 열기가 엄청나서 집안에 벽들마저도 따뜻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집안 공기가 워낙 따뜻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습기가 밖으로 다 빠져나가 건조하다보니 곰팡이가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사례들을 살펴보면 곰팡이가 핀 집들은 기초적으로 단열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인터넷을 보면 곰팡이 완벽차단, 벽곰팡이 제거, 곰팡이 박멸 등의 광고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광고가 많아서 그런지 인터넷 찾아보고 와서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곰팡이 완전히 없애주는 약품도 있어요?", "곰팡이 약품 처리하면 아예 안생긴다던데?..." 등 곰팡이 약품처리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 결론적으로는 집안에 핀 곰팡이는 제거는 할 수 있다. 제거하고 살균처리까지 하면 집안에 곰팡이는 박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다고 해도 위에서 본 사례들 처럼 관리를 안하면 곰팡이는 또 생긴다. 그냥 곰팡이가 빨리 생기고 안 생기고 시간 차이만 날 뿐이다.

 

 공기 중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알게 모르게 곰팡이 포자들이 부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포자가 수분, 온도, 영양분 조건이 맞으면 자리를 잡고 번식한다. 즉, 곰팡이 제거, 살균까지 끝내고 문열고 나가는 순간 외부에서 또 곰팡이 포자는 들어온다. 그 순간 곰팡이 번식 조건의 여지가 이미 생기는 것이다.

 

 결론은 곰팡이는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단열을 잘해놓고 살균, 소독 잘해도 관리를 못하면 말짱도루묵이다. 미세먼지도 신체에 정말 좋지 않지만 미세먼지 못지 않게 곰팡이도 우리 신체에 좋지 않으니 관리를 잘해서 곰팡이에게까지 피해보는 일은 없도록 하면 좋겠다.